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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 리뷰/세필촉

만년필 내돈내산 리뷰] 세일러 영프로피트 EF촉

by 필로그램 2022.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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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촉 끝으로 감각이 집중되어 글씨 쓰는 맛이 살아나는 세필촉

저는 세필을 좋아하므로 영프로피트 외에도 세필촉으로 구입한 만년필이 꽤 많아요. 추후 리뷰하겠지만 플래티넘 센츄리 라인의 세필촉도 매우 훌륭하고 좀 더 예산을 쓸 수 있다면 파이롯트 세필도 훌륭하더군요. 필기 습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제 경우 세필 촉 가운데서도 이 모델의 특징은 글씨 쓰는 손맛이 살아있다는 점이었어요. 만년필 취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구입했던 첫 만년필 <세일러 영 프로피트> 리뷰를 남겨볼게요.

 

 

 

◑ 포장 ◐

판매자에게 요청하지 않았으나 세일러 로고 패턴지로 포장되어 왔어요. 남편과 결혼기념일 여행으로 제주도 여행을 다녀올 때 남동생 부탁으로 면세점 담배를 한보루 사왔는데, 그 포장지와 재질까지 거의 똑같아요. 만년필과 담배라니. 바탕색이라도 좀 넣어주지. 얇은 포장지를 벗겨내면 하드케이스를 종이 커버로 슬립포장한 본품상자가 등장해요.

 

 

 

검정색 하드케이스에 금박 후가공으로 세일러 로고가 새겨져 있어요. 단단하고 재질감이 좋아 선물 용도로도 적당해요. 신경써 만든 패키지라는 인상이예요.

 

◑ 기본구성품 ◐

케이스를 열었을 때 구성품은 간단했어요. 만년필 본품, 보증서, 카트리지 2알, 컨버터 1개

 

 

 

만년필을 좀 사용하다보면 결국 펜촉과 종이와 잉크 궁합을 찾아내는 것이 이 취미생활의 가장 큰 핵심이 되기때문에 카트리지보다는 컨버터를 선호하게 될 가능성이 큰데요. 만년필은 어떤 면에서는 말도 안된다 싶게 가격이 비싸다는 느낌이 드는데, 품질 대비 비싼데 심지어 컨버터는 별도 구매하라는 제품들도 많아요. 당연히 컨버터가 포함되어 있으리라 믿고 구입했다가 택배를 받고서야 컨버터 별매라는 사실에 분개하는 유저들이 종종 있으니 사전에 컨버터 포함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아요.

 

 

◑ 컬러감 ◐

이 만년필은 모나미 올리카 등을 써본 뒤 본격적으로 만년필을 사보자, 마음 먹고 맨 처음 구입한 펜이었어요. 만년필 취미를 시작할 때부터 한결같이 제 취향은 블랙 & 금장이었으므로 3만원대로 구입하자는 첫 마음이 7만원대의 프로피트까지 흘러간 거였죠. 블랙에 유광 바디가 꽤 클래식한 인상이예요. 처음 만년필을 받았을 때 '클래식해서 예쁘다'라고 생각했고 그 마음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네요.

 

 

 

◑ 펜촉 ◐

요즘은 단종처리하는 판매처가 많아 펜촉 종류는 생략하고, 제가 구입한 EF촉은 선택지 중 가장 가는 촉인데요. 이 EF촉에 대한 후기가 다양한데, 바늘로 쓰는 것같아 별로다-라는 평도 있고 다이어리에 쓰기 좋은 세필이라 너무 좋다는 평도 있어요.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면 평소 필기 습관을 따져보고, 본인이 세필을 선호한다며 구매를 추천해요. 애초에 세필촉이 취향에 맞지 않다면 이 펜을 가지고 고민할 필요가 없어요. 펜 자체가 작게 나왔고 가늘어 손이 큰 사람에게 맞지 않을뿐더러 필감이 부드러운 편도 아니라 세필촉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실망감이 클 것이므로.

펜촉의 생김새는 꽤 고급스러워요. 펜촉의 크기는 보통인데 크지 않은 펜촉에 정교한 무늬를 새겨넣어 클래식함과 고급스러움을 모두 확보했네요. 7만원대라는 가격이 무색하게 신경쓴 느낌이었예요.

 

 

 

◑ 컨버터 ◐

컨버터 용량 또한 보통이예요. 파이롯트 CON-40이 너무 저용량이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 세일러의 기본 컨버터는 그보다는 많은 양이 들어가요. 한번 리필로 A5 노트 7~8페이지 정도를 필기할 수 있어요.

 

 

 

◐ 길이와 무게 ◑

만년필 길이는 13.6센티미터 가량이구요. 무게는 15.1g으로 매우 가벼워요. 또한 펜의 굵기가 가느다란 편이라 손이 작은 여성분들께 잘 어울리는 만년필이죠. 손이 큰 사람에게는 약간 작게 느껴져 불편할 수도 있어요. 저는 손이 큰 편이라 장시간 필기할 때에는 이 펜을 꺼내쓰지 않고, 30분 전후로 사용할 때에는 그다지 불편하지 않게 필기할 수 있어요.

 

 

 

 

캡을 빼고 펜만 들었을 때 길이는 약 12.3센티미터 정도. 손이 큰 편이라 캡을 빼고 쓰면 조금 불편했어요. 무게중심이 잡히지 않는 느낌이랄까. 바디가 살짝 더 통통했다면 캡 없이 사용해도 문제없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나 다수의 만년필이 캡 제거시 이정도 길이감을 가졌음을 참조하시길.

 

 

 

캡을 뒤로 끼우고 사용하면 14.4센티미터 정도로 길이도 적당해지고 무게중심도 잘 잡히게 되요. 이 만년필은 캡을 뒤로 끼우고 썼을 때 안정적으로 필기할 수 있어요. 캡도 뒤로 끼웠을 때 고정이 잘 되는 편이라 필기할 때 캡이 뒤로 빠지는 현상이 적구요.

 

◑ EF촉의 굵기 ◐

펜촉의 굵기는 사용하는 노트와 잉크 특성에 따라 달라지므로 굵다, 가늘다 라고 구분해 표현하기 모호한데요. 그러나 다른 만년필의 EF촉들과 영프로피트 EF촉을 같은 노트에 같은 잉크를 넣어 썼을 때 굵기라 치고 표현하자면, 영프로피트의 EF촉은 0.35 젤펜 굵기쯤 되요. 매우 가느다란 편이죠. 극세필이라고 표현해도 좋을만큼 가느다랗고, 그럼에도 매우 흐름이 뛰어난 펜이예요. 어떤 잉크를 넣어도 기본 흐름 자체가 좋구요. 묽은 잉크, 박한 잉크, 쫀쫀한 잉크 등 모든 종류의 잉크와 잘 맞는 편이예요. 이렇게 가느다란 세필촉이 어쩜 이리 흐름이 좋은지- 감탄하며 썼거든요.

 

 

토모에리버 노트 X 세일러 영프로피트 EF촉 X 펠리칸 에델슈타인 올리빈

 

 

◑ EF촉의 필기감 ◐

필기감에서는 세필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게, 사각사각하는 만년필 특유의 필감이 잘 살아나는 세필로 바늘 끝으로 쓰는 것 같은 느낌이 분명 있어요. 세필촉도 먼저 리뷰한 파이롯트 에라보처럼 아주 부드러운 필감을 가진 세필촉이 있는가 하면 영프로피트 EF촉처럼 획을 그을 때마다 펜 끝으로 손의 감각이 몰리는 세필촉도 있는 거죠.

프로피트의 EF촉은 흘려쓰는 필기가 잘 되지 않고 글씨에 신경써 필기하게 되요. 저는 글씨 교정 목적으로 필사를 하는게 아니다보니 사실 좀 빠르게 흘려쓰는 필사를 하는 편이라 이 펜을 자주 사용하지는 않아요. 대신 일기 쓸 때, 혹은 만년필 전용 노트가 아닌 용지에 필기할 때 사용하기 좋았어요.

 

 

글입다 레저버 노트 X 세일러 영프로피트 EF촉 X 펠리칸 에델슈타인 올리빈

 

 

 

흡수력 있는 종이에 썼을 때 좀 더 글씨의 두께감이 생겼지만 그래봤자 0.38 젤펜 정도구요. 본 포스팅에는 토모에리버 노트와 글입다 노트에 쓴 결과물만 첨부했지만 2년 이상 심심찮게 이 만년필을 꺼내 쓰며 여러 잉크와 노트를 사용했었어요. 종이 질에 따라 약간의 번짐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필기가 불가능할 정도의 번짐은 없었으며 이것이 세일러 EF촉의 가장 큰 장점일 수 있겠네요. 노트를 가리지 않는다는 점. 묽은 잉크를 피해 잉크만 잘 고른다면 종이 구분없이 만년필을 즐길 수 있어요.

흐름이 좋은 시키오리 요나가를 펜입했을 때에는 한층 부드럽고 편안한 필기가 가능했어요.

이 펜은 여성 유저에게 추천하고 싶은 세필 만년필이예요. 특히 손이 가늘고 작은 분들께는 통통한 바디의 만년필보다 영프로피트 만년필이 착! 하고 잘 맞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단종 단계에 들어서는 이 만년필 판매처를 찾는다면 하나쯤 꼭 소장해보길 바랍니다. 손이 작은 유저들이 선택할 수 있는 그리 많지 않은 펜들 중 한 모델일테니.

 


◑ 영프로피트 총평 ◐

1. 가볍고 가늘고 클래식한, 여성 유저에게 좋은 펜

2. 캡을 뒤에 끼우고 사용할 수 있음

3. 0.35 굵기의 EF촉

4. 사각임이 살아있는, 필기하는 맛이 있는 펜

5. 닙마름 현상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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