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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 리뷰/세필촉

만년필 내돈내산 리뷰] 트위스비 한정판 VAC 700R EF촉

by 필로그램 2022.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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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580 VS 백700 중 택1 하면 되겠습니다.

아직 리뷰를 남기지 않았지만 저는 트위스비 다이아몬드 580 만년필도 소장하고 있는데요. 두 만년필의 외관 사양과 펜촉 자체는 차이가 있지만 필감이 비슷한 결이라 수집의 의미로 만년필을 구매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다이아몬드 580과 백700R 제품 중 하나만 구입해 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본 포스팅에서 두 만년필을 중점적으로 비교하지는 않을 거예요. 추후 다이아몬드 580과 다이아몬드 미니 제품을 리뷰할 예정이라 이번에는 백700R 중심으로 리뷰하겠습니다. 

 

 

 

 

이 만년필의 정식 명칭은 <트위스비 VAC 700R 아이리스 EF촉>입니다. 가격대는 12만원대이며 다이아몬드 580시리즈보다 약 2만 5천원 가량 비싼 만년필이죠. 

 

 

 

◑ 포장 ◐

도착한 백700R의 패키지는 크라프트 종이 상자로 최종 패킹되어있죠. 에코 시리즈와 달리 슬리브 타입이 아니라 위로 열어서 개봉하는 방식의 패키지를 사용했네요. (다이아몬드 시리즈 패키지와 동일한 패키지) 슬리브 타입보다 종이 사용량도 많고 지기구조도 복잡한 방식입니다. 에코보다 상위모델인만큼 포장에도 좀 더 신경을 쓴 거겠죠? 

 

패키지의 전체 규격이 그리 크지 않아서 보관하기에 용이합니다. 저는 가능한 만년필 박스는 모두 보관하려고 하는데요. 여백이 대부분일 정도로 큼지막한 상자는 자리도 많이 차지하고 포장재도 낭비된 기분이라 그다지 선호하지 않아요. 선택의 여지가 없지만요. 그런 점에서 트위스비 패키지는 콤팩트한 편이라 늘 만족도가 높았답니다.

 

 

 

◑ 기본 구성품 ◐

구성품은 만년필 본품 1, 렌치 1, 윤활액 1개, 설명서 카달로그 입니다. 렌치와 윤활액은 바닥면에 숨겨져 있어요. 바닥커버까지 제거하고 꺼내야 한답니다. (만년필 거치면 반대쪽) 윤활액은 스크류 부분이 잘 돌아가도록 부드럽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세척할 때 전부 분해하여 윤활액을 닦아내버리는 정도의 디테일한 청소 후에 사용하면 됩니다. 실제로 잘 사용할 일이 없어요. 

 

이 만년필은 플렌저 방식입니다. 트위스비 만년필 대부분이 피스톤필러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전에 트위스비 에코 시리즈 리뷰하면서 자세히 설명드렸으니 링크 글을 참고하시면 피스톤필러 방식에 대해 이해하기 쉬울거예요.)

 

https://fillogram.tistory.com/entry/만년필-내돈내산-리뷰-트위스비-에코-EF촉-F촉?category=1031901

 

만년필 내돈내산 리뷰] 트위스비 에코 EF촉 & F촉

갓성비라 부를 수 밖에 없는 트위스비 에코 시리즈 세상엔 다양한 만년필이 있지만 똑같은 만년필은 없다는 거 아시나요? 물론 그 만년필을 전부 다 소장할 필요는 없죠. 10구를 써보면 그 중 내

fillogram.tistory.com

 

 

기존 트위스비 타입들과 달리 주사기 사용 방식과 동일한 플렌저 방식을 선택한 모델이라 구입해보고 싶었답니다. 현재 70구 가까운 만년필을 소장하고 있는데 저에게도 플렌저 방식의 만년필은 백700R 모델이 유일해요. 

 

 

 

 

플렌저식의 잉크 충전 방식이 피스톤필러 방식보다 나은점이 있겠지, 싶었던 추측은 착각이었어요. 생각보다 플렌저 식의 특별한 점이 없었던 거죠. 세척이 좀 더 손쉽다는 점 정도가 피스톤필러보다 나았어요.

 

 

 

◑ 플렌저 충전 방법 ◐

​배럴 끝의 스크류를 끝까지 돌려 노브를 풀어줍니다. 그리고 주사기로 액체를 당기듯  뒤로 쭉 당기면 충전 준비가 완료됩니다. 위 사진 속 모습처럼 말이죠.

 

이 상태로 잉크병 안에 닙이 끝까지 잡기게 담가줍니다. 그리고 길게 뽑아놓은 노브를 깊숙이, 첫 상태로 밀어 넣어주면 공기압의 흐름을 통해 잉크가 쑥 빨려 올라옵니다.

 

 

 

 

이렇게 잉크 충전이 완료되요. 생각보다 간단해요. 스크류를 반복적으로 돌릴 필요가 없어 기존 방식보다 간편하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플렌저 충전식 만년필이 워낙 드물기 때문인지 그다지 익숙하지 않아 이 방식이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되진 않았어요. 

 

잉크 충전량은 기존 다이아몬드 580이나 트위스비 에코 시리즈와 비슷합니다. 3CC 용량으로 컨버터를 사용하는 만년필들보다 3배 가량 많아요. 백700R 모델이 트위스비 이전 모델들보다 더 많은 양의 잉크를 충전하는 것은 아니었죠. (전 좀 더 잉크가 많이 들어갈 줄 알았는데 말이죠) 

 

 

 

◑ 디자인 ◐

이 모델의 컬러명은 아이리스입니다. 홀로그램처럼 보는 각도에 따라 컬러가 달라지는 타입이 아니예요. 그라데이션 프린트 기법을 이용해 보라색, 파란색, 녹색, 노랑색 순으로 자연스럽게 표현되어 있어요. 

 

아이리스 컬러를 구입하기 전에는 홀로그램 소재인줄 알고 아주 특별한 소재의 만년필이라고 오해했는데요. 받아보고 특별함이 약간 감소했답니다.ㅎㅎ 하지만 분명 독특한 매력은 있어요. 

 

 

 

 

참고로 트위스비 다이아몬드 580 시리즈에도 아이리스 컬러가 출시되었어요. 백700R보다 좀 작은 펜이지만(아래 비교 사진 첨부했으니 참고하세요) 아이리스 컬러가 궁금하신 분들께 또 다른 선택지가 되겠네요. 가격은 백700R과 동일하게 출시됬네요.

 

 

 

 

그럼에도 보라색과 블루, 그린 톤을 적절히 잘 그라데이션하여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도 풍기고, 투명한 배럴과 잘 어울리는 컬러라고 생각해요. 특히 만년필 컬러에 맞춰서 잉크 사용하시는 분들께, 아름다운 보라색 잉크를 기분 좋게 넣어 쓸 수 있는 데몬 만년필이 되겠네요.

 

 

 

◑ 펜촉 ◐

펜촉의 크기는 트위스비 만년필 중 가장 큽니다. 이 정도면 대형펜촉이라고 부를만 해요. 펜촉이 크면 필기시 더 안정적인 느낌이라 필감도 좋아지는데요. 그런 이유로 대형펜촉을 선호하는 분들도 많답니다. 저는 펜촉 크기보다는 필감, 무게감, 그립부의 규격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백700R이 다이아몬드580보다 월등히 나은 펜은 아니라고 느꼈을 거예요. 대형펜촉을 선호하신다면 이 모델을 선택하시는 게 낫겠죠?

 

나중에 안 사실인데 이 모델은 요보사의 6호닙을 사용했다고 해요. 그런데 다른 브랜드 만년필에 사용된 요보6호닙과는 필감이 전혀 다른 느낌인데요. 비교해보니 피드가 달라서인거 같더라구요. 피드와 잉크 흐름때문인지 제가 사용해온 요보6호닙과는 완전히 다른 부드러운 필감의 펜촉이었어요.

 

 

 

 

만년필 입문할 때는 종이 품질이 펜촉 굵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잘 모를 때라 얼마나 세필인가만 따져보게 되는데요. 저 역시 그랬는데 시간이 갈수록 펜촉 굵기가 가늘수록 필기가 편치 않다고 느끼게 되요. 이런 저런 특성의 종이를 써보게 되고 종이마다 궁합이 맞는 만년필이 따로 있음을 알게 되며, 종이에 따라 글씨 굵기 차이가 생긴다는 걸 알게 되죠. 

 

처음 EF촉, 그것도 아시아계 브랜드의 극세필만 선호하던 제가 요즘은 태필촉이나 적당히 두께감 있는 촉을 선호하게 된 이유가 거기 있는데요. 백700R은 오랜만에 EF촉으로 구입했답니다. (다이아몬드 580은 EF촉으로, 다이아몬드 미니는 F촉으로 구입) 굵기 이야기는 아래서 다시 자세히 풀어볼게요.

 

 

 

◐ 길이와 무게 ◑

만년필 길이는 14.8센티미터 가량이예요. 무게는 34.6g으로 약간 묵직해요. 다이아몬드 580이 30g라는 점을 감안하면 백700이 좀 더 무거운 편이죠. 물론 백700의 크기가 580보다 좀 더 크기 때문에 4g 차이는 자연스러운 정도겠어요. 

 

 

 

 

캡을 제거했을 때 길이는 13.4cm 정도인데요. 길이감과 무게 밸런스는 적당하답니다. 저는 손이 보편적인 남자 손처럼 큰 편인데, 제 손 안에서도 살짝 큼지막하다-는 느낌이었어요. 다이아몬드 580을 쓸 때 딱 좋은 크기라고 느꼈었거든요. 

 

다만 마우스 오래 써서 손목이 약해진 분들께는 분명 부담되는 무게감일 거예요. 요즘들어 손목이 약해졌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는데, 확실히 백700을 들고 쓰기에도 긴 필기는 부담스러웠거든요. 훨씬 가벼운 트위스비 에코 모델로 쓰면 부담없었는데 말이죠. 

 

 

 

 

캡을 뒤에 끼우고 쓰면 17.6cm 정도인데요. 아주 길~어요. 백700R은 캡을 제거하고 쓰는 만년필이예요. 무겁기도 하구요, 크기가 큰 만년필이다보니 캡을 끼우고 쓰면 무게 중심이 뒤로 쏠리기 때문이죠. 캡이 뒤에 고정되어 필기하면서 빠지지는 않지만 부담스러운 길이감이죠.

 

 

 

◐ EF촉 의 굵기 ◑

펜촉의 굵기는 사용하는 노트와 잉크 특성에 따라 달라지므로 굵다, 가늘다 라고 구분해 표현하기 모호한데요. 그러나 다른 만년필의 EF촉들과 트위스비 백700R의 EF촉을 같은 노트에 같은 잉크를 넣어 썼을 때 굵기라 치고 표현하자면, ​백700R의 EF촉은 0.6 젤펜 굵기쯤 되요.

 

세필에 속한다고 할만하죠. 참고로 다이아몬드 580의 EF촉과 굵기감 차이가 없었답니다. 

 

 

 

 

토모에리버는 표면이 매우 매끄러운 노트예요. 사각임이 강한 펜촉도 어느정도 버터필감으로 만들어주는 종이죠.

 

백700을 토모에리버에 썼을 때 필감은 부드러웠어요. 점성 높은 발광잉크를 사용했는데도 잉크 흐름은 아주 좋은 편이었구요. F촉으로 샀다면 잉크 흐름이 완벽하게 유연하다는 느낌이었을것도 같은데요. 노브를 열어 사용하니 잉크 흐름이 훨씬 좋아져서 굵기도 한결 굵어지더라구요. 노브 조절에 따라 F촉처럼 사용할 수 있어서 EF촉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어요.

 

필기하는 느낌은 아주 좋은 편이었어요. 저는 소설 통필사하는데 만년필을 사용하다보니 백700을 들고 꽤 오랜시간 필기를 했는데요. 쓰다보니 확실히 무게감이 약간 부담스러웠어요. 손목이 좀 약해진 상태라 가벼운 펜으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레저버 노트는 표면에 러프한 질감이 살아 있을만큼 사각임을 잘 살려주는 종이인데요. 백700으로 썼을 때 기분 좋은 사각임과 적당한 부드러움이 느껴져 필감이 꽤 좋았답니다. 토모에리버에 쓸 때와 또 다른 손맛이 느껴졌어요. 

 

 

 

 

똑같은 만년필에 똑같은 잉크를 넣어 쓰는데도 종이 타입에 따라 이렇게 필감이 다르죠. 개인적으로는 레저버 노트에 썼을 때 필체를 잡아주는 효과가 있어서 좀 더 좋았구요. 토모에리버에 쓸 때도 부드러운 필감이 만족스러워서 어떤 노트에든 만족하며 쓸 거 같아요. 

 

 

 

 

컨버터를 사용하지 않는 만년필은 늘 세척이 문제죠? 완벽하게 건조되지 않는 문제를 가진 피스톤필러 방식의 만년필도 많다보니 펜 구조도 참 중요하더라구요. 플렌저 방식의 백700R은 어떨까요?

 

 

 

 

세척은 피스톤필러 방식의 에코/다이아몬드 시리즈보다 약간 편한 점이 있더군요. 노브를 길게 잡아 뺐다 밀어 넣어주면 세척 물이 차고 빠지는 방식이라 부지런히 스크류를 돌려가며 세척할 필요가 없어 편리했어요.

 

더하여 세척에 유리하게 배럴 가운데를 뚝 가를 수 있게 제작되었더라구요. 잉크통 부분을 아예 열어서 건조시키는 거죠. 이게 백700R의 가장 큰 장점이지 않을까 싶어요. 트위스비 만년필들은 뜨거운물로 마지막 세척한 뒤 1주일은 건조시켜야 물기가 완전히 빠지는 것 같았는데 백700R은 이틀이면 완전히 건조가 되더라구요. (에코 등도 펜촉과 피드를 앞으로 잡아당기면 빠지지만 결합부가 약한 편이라 빼서 건조시키는 걸 비추해요)

 

 

 

◐ 다이아몬드 580과 비교리뷰 ◑

앞의 에코 4구는 EF, F, M, B촉 순서대로 구입했구요. M, B촉 2구는 배럴이 삼각형 구조로 되어 있는 에코T모델이예요. 이 두개 만년필은 조만간 별도로 상세리뷰 남기겠습니다.

 

다이아몬드 시리즈는 580과 미니 모델로 EF촉, F촉 하나씩 구입했는데요. 미니가 길이감이 짧아서 더 가볍기 때문에 장시간 필기할 때 매우 좋았습니다. (미니 펜촉은 에코 펜촉과 똑같은 제품이예요) 여기에 백700을 추가로 들인 거였죠. 

 

 

 

 

 

규격을 비교해보세요. 다이아몬드 580이 차이나게 작죠. 손이 큰 편인 제게 다이아몬드 580 규격이 딱 맞았는데요. 백700은 오히려 살짝 크다 싶었어요. 다만 크기보다는 무게가 좀 더 부담되었지만요.

 

사진으로만 봐도 다이아몬드 580 모델이 디자인적으로 좀 더 아름답지 않나요? 투명 배럴에 컬러 부속품이 결합되는 범위가 크다보니 상대적으로 더 예쁘게 보이는 거 같아요. 게다가 다이아몬드 580 시리즈의 재질감이 더 고급스럽게 보인답니다.

 

다이아몬드 580 모델에도 아이리스 컬러가 출시되었다고 앞서 설명드렸는데요. 개인적으로 다이아몬드 시리즈는 컬러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또 색감도 상당히 예쁘게 제조되었기 때문에 미관상으로는 다이아몬드 580을 더 추천하고 싶어요.

 

 

 

 

백700R이 다이아몬드 580보다 더 나은 점은 3가지네요.

1. 크고 안정적인 닙

2. 세척과 건조가 용이함 (이거야말로 강력한 차별성이겠어요)

3. 노브를 열어주면 잉크 흐름이 확 증가하면서 굉장히 부드러운 필감으로 바뀜

 

세척과 건조가 중요하다면 백700R 모델을, 미관상 아름다움이 더 중요하다면 다이아몬드 580을 선택하면 될거 같구요. 더하여 580의 필감은 날카로운 창 끝으로 쓰는 것처럼 예리하고 샤프한 느낌이 듭니다. 700알은 훨씬 부드러운 필감이예요. 

 

 


저는 트위스비 브랜드 제품이야말로 만년필계의 혁신이라고 생각해요. 수많은 유명 브랜드 제품들을 써봤지만, 트위스비만큼 가성비 좋고 품질 훌륭한 제품을 찾기 어려웠어요. 앞서 리뷰한 몽블랑 르그란드 만년필같은 제품은 필감도, 무게감도, 크기도 모두 훌륭하지만 무려 100만원이 넘잖아요? 분명 좋은 만년필이긴 하지만 10만원짜리 트위스비 만년필보다 10배 더 우수한 품질이라고는 말할 수 없거든요. (2배 정도 우수할 수는 있겠네요)

 

트위스비 만년필은 만년필이 가져야 할 장점을 두루 갖춘 제품들로 라인업되고 있어요. 가볍고 사각거림이 적당하며 잉크 흐름도 좋은 에코 시리즈는 5만원 미만 가격대구요. 고급스러우며 데몬 타입인데다 잉크 용량도 크고 필감도 우수한 다이아몬드 시리즈는 10만원 미만에 구입할 수 있죠. 입문용 만년필로도 주력기로도 가장 추천할만한 만년필들인것 같아요.

 

 

◑ VAC 700R EF촉 총평 ◐

1. 커다란 투명 잉크통을 가진 피스톤필러 만년필

2. 큼지막한 닙을 가진 큰 만년필

3. 0.6 굵기의 EF촉/F촉

4. 적당히 사각이고 적당히 부드러우며 잉크 흐름도 유연

5. 닙마름 현상 아예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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