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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 단상모음

만년필 입문자를 위한 구매팁(딱 골라드림)

by 필로그램 2022. 7. 28.

 

 

만년필에 입문하고 생활의 활력을 얻은 저로써는 추천하고 싶은 만년필 용품이 아주 많은데요. 반대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제품도 많기 때문에 본 블로그에 하나하나 상세 리뷰를 남기고 있어요. 그런데 개별 리뷰들은 제품마다 구독자가 관심을 갖고 찾아 읽어야만 하며 모든 제품 리뷰를 다 읽어봐야 비교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에 입문하는 분들께 큰 도움이 안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로 오늘은 간단하게 입문하는 분들을 위한 추천템/기본템 몇가지 딱! 정해드립니다. 

 

 

1. 첫 만년필 뭘로 살까요?

아직 만년필이 내 손에 맞는지, 이 번거로운 필기구가 내 취향에 적합할지 모르겠을 분들께 펜 하나를 10만원 20만원 들여 구입하라고 할 순 없다고 생각해요. 비싼 값을 하는 제품도 있지만, 다 그런 것은 아니거든요. 게다가 장비부터 일단 마구 구입해놓고 생각처럼 취향에 맞지 않아 이내 시들해진 취미, 다들 경험해보지 않으셨어요?

 

장비 먼저 마구 사들이기 전에! 일단 이 취미가 내 취향에 맞는지부터 확인해보는게 좋겠죠. 어차피 만년필에 맛들이면 손맛이 제각각인 다른 만년필들, 노트들, 잉크들로 저절로 손이 갈테니 시작 단계에서 서두르진 마시길 바라요. 이 제품들로 첫장만 해 놓으면 1년 2년은 충분히 만족하며 쓸 수 있는 가장 기본템들로 꼽아보았답니다. 

 

 

5만원 미만대 만년필이구요. 100만원짜리 만년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필기감과 무게밸런스 등이 뛰어나요. 특히 많은 양의 잉크를 충전해 쓸 수 있는 트위스비 에코는 진심으로 명품이라고 생각됩니다. 

 

위의 3종 가운데 프레라는 손이 큰 분들께는 추천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붙이고 싶은데요. 저는 손이 큰 편이라 프레라의 짧은 길이감이(캡을 뒤에 끼워도 짧아요) 좀 아쉬웠거든요. 게다가 프레라는 빠르게 흘려썼을 때의 필체가 되더군요. 이 문제는 글씨 교정용으로 만년필을 구입하는 분들께는 상관없는 부분일테지만요. 손이 작은 여성분들께 추천하는 만년필입니다. 참고하시구요. 

 

크로스 베일리 라이트 같은 경우 특가 할인하는 쇼핑몰이 많아서 3만원 정도로 컨버터까지 구입하실 수 있답니다. 크로스 베일리 라이트는 필감이 아주 특색있고 훌륭해서 할인할 때 얼른 하나 더 구입해뒀던 만년필이예요. 그정도로 좋은 펜이라는 거겠죠?

 

 

 

2. 첫 잉크 뭘로 살까요?

저는 200종이 훨씬 넘는 잉크들을 본병으로 사서 쓰고 있는 미친(?) 전적을 가진 덕후인데요. 잉크도 만년필 못지않게 취향을 타더군요. 채색이나 드로잉 목적이라면 마음에 드는 색 잉크를 구입하라고 하겠지만 필사나 필기 목적으로 입문하시는 거라면 몇가지 추천하고 싶은 잉크가 있어요. 

 

농도와 흐름이 적당하고 시인성이 좋으며 가성비가 좋은 제품으로 3종류 꼽아보면요.

 

 

파카 큉크 블루 컬러는 맑고 선명한 블루가 참 쨍하고 예쁘다는 인상이구요. 잉크의 흐름도 좋고 농도도 진해서 필기하기에 더없이 좋아요. 용량대비 가격대도 저렴하기 때문에 입문용으로 추천하는 1위 잉크예요. 종이도 만년필도 크게 가리지 않아 어떤 만년필이든 궁합이 좋답니다. 

 

세일러사의 시키오리 요나가 컬러는 농도가 진하고 흐름이 아주 좋아요. 흐름이 좋지 않은 만년필에 넣어 써도 좋더군요. 매우 짙은 네이비 컬러인데 블루톤이 살아 있어서 가독성이 뛰어나고 필기시 부드러운 필감을 살려주는 잉크입니다. 다만 20미리 용량인데 만원이 넘는 가격이라 가성비가 좋지는 않아요. (시키오리 잉크 다른 컬러보다 요나가 컬러의 품질이 압도적으로 좋았답니다)

 

마지막으로 추천하는 잉크는 디아민 마제스틱 블루 컬러인데요. 가격은 6천원 미만이고 용량은 30미리 제품이예요. 마제스틱 블루는 테잉크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으며 흐름이 좋고 색이 선명하며 가성비가 좋아 추천 목록에 넣었어요. 

 

검정색은 너무 무난한 감이 있고(만년필의 장점은 컬러 잉크를 취향대로 바꿔 쓸 수 있다는 점이라) 너무 취향을 타는 색을 추천하는 것보다 가독성과 서로 다른 색감을 자랑하는 블루 컬러 위주로 추천했어요. 

 

 

 

3. 첫 노트 뭘로 살까요?

만년필은 수성 잉크를 사용하는 필기구라 종이에 따라 글씨 굵기와 흐름, 번짐 등의 유무가 달라집니다. '라미 사파리를 사서 써봤는데 너무 굵게 나와 실망이다'싶다면 종이만 바꿔주면 굵기와 번짐 해결이 되거든요. 

 

노트도 종류가 정말 다양하고 가격도 천차만별인데요. 15종이 넘는 다양한 만년필 노트를 사용해본 경험을 토대로 가성비 좋은 노트를 추천해볼게요. 

 

 

 

사각사각거리는 만년필 특유의 필감을 원할 때는 = 글입다 레저버 노트 

손으로 부드럽게 쓸어보면 종이의 질감이 살아 있으나 두껍고 옹골진 재질이라 번짐이 발생하지 않으며(태필 사용시 발생할 수 있음) 잉크 표현력도 좋은 편의 백상지예요. 저는 2년 전에 텐바이텐 할인절을 이용해 4천원에 이 노트를 15권 정도 구입해서 잘 쓰고 있는데요. 지금은 값이 많이 올라서 6~7천원 가량 하네요. 그럼에도 애매한 품질의 노트보다 만년필 사용에 최적화된 노트라 값어치 한다고 느낄만한 노트라고 생각됩니다. 

 

 

 

 

잉크 컬러를 선명하게 구현하는 버터필감의 종이 = 토모에리버 노트

사진은 네뷸라노트 이미지를 특정해 올렸지만, 토모에리버는 종이 이름이예요. 노트의 이름이 다르더라도 속지가 토모에리버라면 어떤 노트든 좋습니다. 토모에리버는 낱장 종이 묶음으로 사서 노트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그렇게 쓰면 장당 50원 정도이고, 노트로 제작된 상품으로 구입하면 장당 150원 가량이니 가성비 차이가 나거든요. 

 

토모에리버는 52g과 68g 평량으로 생산되는데 두께감의 차이라고 보시면 되요. 일반적으로 52g 제품이 흔히 유통되는데요. 매우 얇고 탄탄한 종이라 뒷면이 비치는 정도예요. 그래서 줄지 책받침 등을 뒷면에 대고 필기를 하게 되죠. 뒷면이 비칠 정도이지만 종이가 워낙 탄탄하고 품질이 뛰어나 양면 필기 가능하구요. 잘 찢어지거나 젖지 않습니다. 

 

잉크 색감 표현력이 매우 뛰어나 딥펜이나 글라스펜으로도 얼마든지 쓸 수 있어요. 다만 채색이 필요한 드로잉시에는 종이가 울어서 사용하기 어려울 거라는 점 참고해주시구요. 

 

 

 

위 두 노트 외에도 가성비 좋고 리뷰 많은 종이가 다양하게 있어요.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굳이 추천하지는 않아요. 야자컴퍼니에서 판매하는 중국산 노트는 가성비가 매우 뛰어나고 종이 품질도 좋지만 모든 만년필을 다 받아주는 건 아니더군요. 조금만 굵은 촉, 묽은 잉크를 쓰면 번짐이 심해서 추천하지 않았구요. 

 

고쿠요 스프링 노트 등은 줄간격이 좁아서 추천목록에 넣지 않았어요. 이외에도 앞면 품질은 뛰어난데 뒷면으로 넘겨 쓰면 번짐이 심하게 발생하는 고급노트 등도 꽤 있어서-입문자에게 추천할만한 노트는 위의 두가지 정도로 정했답니다.

 

 

 

4. 다른 제품들은 품질이 떨어지나요?

위에 추천한 제품들 외의 제품들의 품질이 더 나쁘거나 부족한 것은 아니예요. 이 글은 이제 막 첫 만년필을 구입하려는 분들을 위해 수많은 제품을 써본 입장에서 가성비 훌륭한 제품을 2~3종 꼽아놓은 것 뿐이니까요. 언급한 제품 외에도 품질 좋은 제품이 많은데요. 추후 목적에 따라 추천 제품 글을 하나씩 포스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막 만년필을 시작하는 분들이 만년필에 좀 더 빠르고 쉽게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오늘 글을 작성해보았어요. 개인적으로 만년필에 입문하고 '내 인생의 동반자같은 취미생활'을 찾은 터라 최대한 많은 제품을 수집하고 써보며 정보를 공유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만년필 시작할까 말까 고민이세요? 일단 시작해보세요. 평소 글씨 쓰기를 전혀 하지 않다시피 하던 제가 요즘 필사에 푹 빠져 매일 몇장씩 글씨를 쓰고 있잖아요. 기대이상으로 정말 가성비 좋고 만족도가 높으며 자기개발에 특화된 취미생활이라는 걸 알게 되실 거예요. 

 

 

본 리뷰는 협찬이나 의뢰 없이 100% 경험에 의한(내돈내산) 솔직한 리뷰임을 약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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