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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 리뷰/일반촉

만년필 내돈내산 리뷰] 트위스비 에코 EF촉 & F촉

by 필로그램 2022. 7. 18.

 

갓성비라 부를 수 밖에 없는 트위스비 에코 시리즈

 

세상엔 다양한 만년필이 있지만 똑같은 만년필은 없다는 거 아시나요? 물론 그 만년필을 전부 다 소장할 필요는 없죠. 10구를 써보면 그 중 내 필기 습관에 가장 잘 맞는 만년필은 1구일테고, 내 손에도 잘 맞고 필감도 좋으며 실용성도 좋은 만년필은 평생에 5구 정도만 소장하며 쓰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그걸 60구나 써보고 알았지만 이미 <수집가>의 길에 접어든 김에 좀 더 모아보자는 생각으로 지난 주말에는 만년필 보관함 60구짜리를 하나 더 주문했어요. (이미 불필요할만큼 너무 많은 만년필을 사봤지만 아직도 사고 싶은 만년필이 있다는 사실에 저 자신도 놀랍습니다. )

몇천원짜리부터 백만원이 넘는 만년필까지. 만년필 취미생활에 만 3년 동안 1천만원 정도를 썼네요. 그 과정에서 얻은 다양한 소감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본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제가 사본 만년필 중 기능, 크기, 가격 모든 것이 가장 훌륭했던 <트위스비 에코> 시리즈 리뷰입니다.

 

 

 

 

오늘 리뷰할 트위스비 에코는 2개인데요. 3년 전에 구입한 EF촉과, 얼마 전에 추가구입한 F촉이예요. 참고로 트위스비 에코는 최애 만년필이므로 M촉과 B촉도 구입했고 이어서 리뷰할 예정입니다. 

 

 

◑ 포장 ◐

3년 전에 구입했을 때 받은 패키지와 최근 구입한 패키지 구성은 동일했어요. 컴팩트한 패키지라 케이스 보관해두기 좋아요. 가끔 너무 큰 케이스들은 보관할지 말지 고민스럽거든요;

다른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트위스비 에코 역시 종이 슬리브로 최종포장되어 오구요. 슬리브를 벗기면 반투명 플라스틱 케이스가 등장해요.

 

 

◑ 기본 구성품 ◐

설명서가 내용물을 감싸는 구조로 포장되어 와요. 날개 펼치듯 종이를 펼치면 간단한 제품 설명서가 등장하고 구성품이 들어 있어요. 제품 구매하실 때 상세페이지에 사용 설명이 되어 있긴 하지만 본품 패키지에 그림으로 친절하게 설명서를 첨부해두었기 때문에 사용하시는 데에 어려움은 없을 거예요.

구성품은 만년필 본품 1, 렌치 1, 윤활액 1개 입니다. 이 만년필에는 카트리지나 컨버터가 필요 없어요.

 

 

 

◑ 피스톤필러 방식 ◐

트위스비 에코는 컨버터가 따로 없는 방식의 만년필이예요. 만년필 자체를 잉크병에 담가서 잉크를 충전해야 하죠. 이걸 피스톤필러 방식이라고 하는데요. 펜의 몸체인 배럴을 잉크통으로 사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배럴 안에 컨버터가 들어가는 방식에 비해 잉크 충전량이 훨씬 많아요.

피스톤필러 방식은 30만원 넘어가는 고가 펜들이 많이 사용하는데요. 펠리칸, 몽블랑, 오로라 만년필들이 피스톤필러 방식으로 흔히 출시되죠. 잉크가 많이 충전되기 때문에 한번 잉크를 넣으면 꽤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구요.

피스톤필러 방식의 만년필들은 잉크 충전량이 많아서인지 가볍게 제조되는 편이더군요. 가벼운 소재로 단단하게 만드는 것도 기술이라 저가 펜들이 피스톤필러 방식을 선택하는 경우가 흔하진 않아요. 그래서 트위스비 에코가 갓성비 국민 만년필이 되고 있는 거겠죠.

피스톤필러 방식의 단점은 세척 문제인데요. 피스톤 압력을 이용해 잉크를 끌어 올리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빈 공간이 발생하게 되요. 잉크를 끌어 올리고 내뱉는 과정에서 이 빈 공간까지 액체를 채울 수 없어 세척할 때 100% 깨끗이 씻어내기가 어렵죠.

그나마 트위스비 에코는 동봉된 도구를 이용해 배럴을 전부 분해해 세척할 수 있어요. 하지만 윤활액이 제거되면 피스톤이 잘 돌아가지 않게 되므로 주의하여야 하죠. 완전 분리 후 세척하면 완전한 세척이 가능하겠지만 그정도까지 관리하며 쓰지는 않구요. 뜨거운 물로 마지막 세척을 하여 가능한 오래 두고 건조시키는 편이예요. 그런 점에서 트위스비는 투명 배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잉크가 깨끗이 씻겨 내려갔는지, 다 건조되었는지 확인 가능한 것도 장점이예요. 

 

 

 

트위스비가 챙겨주는 윤활액은(안약 병같은 용기에 담긴 액체) 잉크 충전을 위해 꽁지를 돌릴 때 부드럽게 돌아가도록 해주는 툴이구요. 빨간색 렌치 역시 꽁지가 빡빡할 때 쓰는 툴이예요. 제 경우 에코 2구 모두 부드럽게 돌아갔기에 아직까지는 쓸 일이 없었어요.

 

 

◑ 디자인 ◐

에코 디자인은 아름답지는 않아요. 약간 투박하게 생겼죠. 캡과 배럴 끝에 컬러를 추가해 산뜻하고 젊은 감성을 넣어주긴 했지만 만년필 자체가 예쁘다는 느낌은 아니죠. 오히려 상위 모델인 580 다이아몬드 시리즈는 훨씬 고급스럽고 예쁜 느낌이예요. 에코는 어딘지 모르게 장난감 같은 느낌, 저렴한 펜이라는 인상이죠. 하지만 만듦새가 나쁘진 않아요. 깔끔한 마감과 단단한 소재로 완성도 있게 잘 만들어졌어요.

디자인 측면에서는 또 다른 국민만년필인 라미 사파리가 압도적으로 우수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만년필의 기능성을 생각한다면 100번 선택해도 저라면 무조건 트위스비 에코! 랍니다. 라미 사파리보다 압도적으로 기능면에서 뛰어난 만년필이예요. 써보시면 알 거예요.

 

 

제 에코는 중국판, 대만판 2종류인데요. 제품 차이는 없어요. 제가 가진 스카이블루 컬러 제품이 중국용 에디션으로 제조된 컬러라 중결링으로 보이는 캡 하단부에 CHINA라고 인그레이빙 되어 출시된 거예요. 중국 시장을 겨냥해 생산된 컬러이지만 국내 쇼핑몰에서도 쉽게 구입하실 수 있답니다.

트위스비 에코는 대만 만년필이구요. 컬러가 아주 다양하게 나오고 있어요. 취향에 맞는 컬러를 선택하시면 되구요. 참고로 트위스비 에코와 상위 모델인(가격 2배 차이) 다이아몬드 만년필을 비교한 영상을 만든 적이 있어 링크 첨부해드립니다.

 

https://youtu.be/PwP_LhFTBhY

 

 

 

◑ 펜촉 ◐

펜촉의 크기는 보통인데요. 펜촉이 크면 필기할 때 확실히 안정적인 느낌이 들거든요. 에코 펜촉은 크지 않지만 필기감은 안정적인 편이구요. 펜촉의 디자인은 아쉽지 않을 정도의 문양이 인그레이빙되어 있어 신경 쓴 느낌이 물씬 풍겨요. (사진에 피드 안쪽부분이 희끗희끗한 이유는 제가 세척한 직후 사진을 찍어서예요. 따뜻한 물로 세척한 뒤라 김이 서려 있어서 희끗희끗하게 보이네요.)

 

 

위 사진에서 보신 것처럼 펜촉의 디자인은 F촉과 EF촉이 동일해요. 두 만년필에 똑같은 행성잉크 <기복> 컬러를 펜입해 썼구요. 필기 리뷰는 아래 남겨볼게요.

 

 

 

◐ 길이와 무게 ◑

만년필 길이는 14센티미터 가량이예요. 무게는 21g으로 매우 가벼운 편이죠. 17g인 라미 사파리에 비해 좀 무거울 거 같지만 필기하는데 불편한 무게감이 아니예요. 잉크를 가득 충전하면 24g 전후가 되는데요. 풀충전하고 들어도 별로 부담되지 않는 무게감이랍니다. 트위스비 에코는 캡을 끼우지 않고 사용하는 만년필이기 때문인데요.

 

 

 

캡 제거시 길이는 13.2 센티미터 가량이예요. 캡이 빠지니 무게감이 훨씬 줄어들죠. 잉크를 풀충전해도 라미 사파리 무게 정도. 가벼운 편이라 장시간 필기에도 손이 피로해지지 않아요.

 

 

 

캡을 뒤에 끼우면 17센티미터로 길어지는데요. 참고로 에코 제품은 캡을 뒤에 끼우지 않고 사용해야 해요. 캡을 끼우고 빼는 과정에서 피스톤필러가 돌아가서 잉크가 흐를 수 있거든요. 캡이 고정되는 구조도 아니라서 쓰다보면 캡이 뒤로 빠지는 문제도 있구요. 트위스비 에코는 캡 빼고! 사용하는 걸로.

 

 

 

만년필에 쫀쫀하며 흐름도 좋은 행성잉크 <기본>을 동일하게 충전해 써봤는데요.

 

 

◐ EF촉 & F촉의 굵기 ◑

펜촉의 굵기는 사용하는 노트와 잉크 특성에 따라 달라지므로 굵다, 가늘다 라고 구분해 표현하기 모호한데요. 그러나 다른 만년필의 EF촉들과 트위스비 에코 EF촉을 같은 노트에 같은 잉크를 넣어 썼을 때 굵기라 치고 표현하자면, ​에코 EF촉은 0.5 젤펜 굵기쯤 되요.

의외로 제가 받은 F촉의 굵기가 EF촉과 거의 똑같았어요. 왼쪽이 EF촉이고 오른쪽이 F촉이예요. 육안으로 실물을 봤을 때 굵기 차이가 너무 안나더군요. F촉의 흐름이 좀 더 좋은 느낌이지만 글씨의 굵기는 거의 동일했어요.

제품 상세페이지에서는 확실히 F촉이 굵게 보이던데 제가 받은 F촉은 EF촉과 차이가 없네요. 아마도 제가 EF촉을 2년 넘게 자주 꺼내 쓰다보니 팰릿이 살짝 벌어져서 처음보다 굵어졌을 수도 있겠어요.

 

 

◐ 촉의 필기감 ◑

필감은 만년필 특유의 감성이 다 들어 있답니다. 적당히 사각사각해서 기분 좋게 글씨를 쓸 수 있구요. 펜촉 끝은 부드러운 편이라 종이에 따라 필기감이 확 달라져요. 부드러운 토모에리버 표면에서는 매끄럽게 필기되면서도 기분 좋은 사각임이 살아나구요. 종이와 궁합이 좋은 편이라고 느꼈어요.

 

 

EF촉과 F촉의 글씨 굵기 차이는 전혀 없었지만 필감에는 차이가 좀 있었는데요. 잉크 흐름이 좀 더 풍부한 F촉이 필기할 때 좀 더 부드러운 느낌이었답니다. 물론 그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건 아니었어요.

 

 

러프한 느낌의 <글입다 레저버 노트>에도 각각 필기해봤는데요. 역시 결과물의 차이는 크지 않아요. 필기감은 토모에리버에 쓸 때보다 사각거림이 훨씬 맛있게 살아나는 느낌이었어요. 필기 할 때도 경쾌한 느낌이 펜 끝에서부터 손으로 전해져 즐거웠구요. 레저버 노트 역시 에코와 궁합이 좋았답니다.

부드러운 필감이 더 좋으시다면 토모에리버에, 사각거리는 느낌이 더 좋으시다면 글입다 레저버 노트에 쓰시면 좋을거예요.

 

 

 

저에게는 60구가 넘는 만년필이 있어요. 그 중 100만원 넘는 몽블랑 만년필도 있는데요. 물론 몽블랑도, 오로라도 훌륭했지만 제가 가진 60구 중에 꼭 하나의 만년필만 고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저는 아무래도 트위스비 에코를 선택하게 될거 같아요.

  1. 3cc 대용량 잉크 충전(다른 만년필의 3배)
  2. 투명한 배럴로 잉크 상태 확인 가능
  3. 21g의 가벼운 무게감
  4. 사각임과 부드러움의 조화로움이 있는 펜촉
  5. 5만원 미만의 가격대

5만원짜리 만년필로 이렇게 훌륭한 필감을 느낄 수 있는데 왜 굳이 100만원짜리 오로라나 몽블랑을 사야 하는 걸까? 싶을만큼 만년필로써의 이점을 모두 가진 만년필이었어요. 이렇게 상세한 리뷰를 남겨도 덧글로 '프레라가 좋아요, 트위스비 에코가 좋아요?' 혹은 '라미 사파리가 좋아요, 크로스 베일리 라이트가 좋아요?' 등의 질문들을 남기시더군요^^

 

저는 몽블랑 마에스터스튁 149(세계 3대 만년필이라 불리는 모델)을 가지고 있음에도 트위스비 에코를 훨씬 자주 쓴답니다. 몽블랑이 아까워서가 아니에요. 에코가 장시간 필기하기에 훨씬 즐거운 사용감을 주기 때문이죠.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카본잉크나 착색이 심하기로 유명한 잉크도 부담없이 넣어 쓸 수 있다는 점도 에코의 장점이예요. 저는 최대한 다양한 만년필을 써보자는 주의라 가능한 똑같은 모델의 만년필을 여러개 구입하지 않는데요. 그런 제가 1개 더! 해당 만년필을 구입하는 것만으로도 가성비가 훌륭하다는 거죠. 그리고 유일하게 트위스비 에코만은 촉 종류별로 5개는 사서 써볼거랍니다. 이제 2개이니 앞으로 3개 더 사야겠죠.

 


◑ 에코 총평 ◐

1. 커다란 투명 잉크통을 가진 피스톤필러 만년필

2. 가벼운 편에 속하는 무게감

3. 0.5 굵기의 EF촉/F촉

4. 적당히 사각이고 적당히 부드러우며 잉크 흐름도 유연한 펜

5. 닙마름 현상 아예 없음

★★★★★★★★★★

유일하게 별점 만점 줄 수 있는 만년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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