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만년필 리뷰/일반촉

만년필 내돈내산 리뷰] 라미 사파리 EF촉

by 필로그램 2022. 7. 14.

 

국민 만년필, 사파리 하나 정돈 소장해야죠.

 

입문할 때 대중성 있는 만년필로 손꼽히는 라미 사파리. 굵은 EF촉이라는 후기들이 많아 구매를 망설이다가 해마다 새롭게 출시되는 컬러 에디션에 혹해 들이고 말았던 만년필이죠. 3년 넘게 심심찮게 꺼내 써보니 '사파리는 국민 만년필이 될만하다'고 인정하게 되었어요. 만년필이 가진 모든 장점을 조금씩 가지고 있는 갓성비 펜이기 때문이었죠.

 

 

제가 구입한 첫 라미는 <2019 에디션 파스텔 로즈 EF> 입니다. 딸기우유 색 바디컬러에 반해 구입했었죠. 스카이블루 & 민트 & 로즈 에디션이라 스틸로 된 틴케이스도 스카이블루 & 민트 & 핑크 그라데이션으로 제작되어 왔어요. 지금 출시되는 라미 에디션에 비해 케이스 크기와 구성이 좀 다른데요. 똑같은 2022 에디션이라도 국가별로 케이스 구성이 달라서 구성 때문에 해외직구로 주문하는 분들도 종종 있더군요.

 

 

 

 

제가 가지고 있는 라미 제품들의 패키지를 꺼내봤어요.(알스타도 있는데 빼먹었군요;)

위의 사파리 2구는 외관 컬러와 재질감이 다를 뿐 동일한 제품이구요. 아래 스틸 만년필은 <라미 아이온 올리브 실버 EF> 제품이예요. 최종 포장은 종이로 된 커버로 되어 있어요. 슬립형으로 본케이스를 밀어 꺼내는 방식의 패키지예요. (사진 1. 종이 커버가 끼워진 최종 포장 / 사진 2. 틴케이스 또는 하드케이스 본포장)

 

 

 

본상자를 열면 구성품이 들어 있는 내부가 보이는데요. 배송/이동 중 만년필이 흔들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쿠션 작업이 나름의 방식으로 되어 있어요. 최신 버전은 패브릭 띠로 만년필을 잡아주고 이전 버전은 스티로폼 틀 등을 활용하고 있죠. 사용자 입장에서 어떤 방식이 더 좋다고 할 건 없어요. 케이스를 보관하고는 있지만 버릴 것이 많이 발생하는 큰 패키지보다 간소화된 최신 버전 패키지가 낫다는 인상이예요.

만년필 구성품은 판매자마다, 또는 패키지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으니 구성품을 꼭 확인하고 구입하셔야 해요.

라미 사파리 2022 한정판 스페셜에디션 코지 만년필

 

 

라미는 독일산 브랜드이구요. <디케이에스에이치코리아(주)>가 수입해 오네요. 2022 에디션은 2가지 컬러로 출시되었는데요. 스트로베리 & 크림 컬러예요. 베스트펜 담당자님과 통화로 컬러 등을 선택했는데 유선상 크림 색을 선택한 걸 살짝 후회했어요.(철야하고 늦게 자서 비몽사몽이었거든요ㅎㅎ) 라미 사파리를 수집하는 입장이었다면 스트로베리로 소장했을텐데! 하며 크림색 실물 받자마자 생각했어요.

 

 

 

이번 에디션은 클립까지 바디 컬러와 동일하게 제작된 데다 무광 바디라 실물이 정말 예쁘게 나왔어요. 앞에서 설명드렸듯이 국가별로 패키지 구성이 다르게 출시되기도 하니 중국 에디션도 보여드려 볼게요.

 

 

 

케이스도 고급스럽고 1구 가죽 파우치도 더 쓰임있게 출시되었네요. 대신 가격대가 훨씬 비싸요. 왼쪽 잉크 에디션은 11만원이 넘고 오른쪽 에디션은 5만원 대예요. 선물하기엔 더 좋겠지만 개인 소장용으로는 가성비 좋은 국내 버전이 더 좋지 않을까 싶죠?

 

 

 

◑ 포장 ◐

크림색 상자가 참 예뻐요. 뚜껑 전면에 라미 로고마크가 은박으로 불박되어 있어서 고급스러운 인상이구요. 싸바리 방식으로 제작된 하드케이스는 크림색 커버지가 부드러운 질감의 고급지라 가죽 느낌과는 차이가 있지만 가격대비 충분히 고급스럽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부 속틀에도 라미 로고마크가 은별색 인쇄되어 있구요. 무광 바디의 만년필과 잘 어울리는 심플한 디자인이네요.

 

 

◑ 기본 구성품 ◐

구성품은 만년필 1구, 블루&블랙 카트리지 1개씩 2알, 개별 펜파우치가 1개 들어있어요.

컨버터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해주세요.

개인적으로 만년필은 다양한 잉크와의 합을 즐기는 데에 즐거움이 있다고 생각하므로 컨버터 사용은 필수라고 생각하거든요. 만년필을 제대로 즐기실 마음으로 시작하신다면 꼭! 컨버터 추가 구입하시길 권장하고 싶어요.

 

 

 

펜 파우치도 같은 크림색이라 참 예쁘죠. 외출할 때 만년필 휴대하기 좋은 파우치예요. 만년필은 일반 필통에 다른 펜들과 함께 담아 가지고 다니는 걸 비추하는데요. 삼투압 방식으로 잉크를 흘려보내 필기되는 도구다보니 흔들림, 기울기, 충격 등에 의해 잉크가 샐 수 있어서예요. 가방이 엉망진창이 될 수 있답니다 ㅠㅠ 물론 모든 만년필이 가진 문제점은 아니구요. 사파리는 그리 쉽게 새거나 하진 않는다고들 해요.

 

 

 

 

비젠 브릭2 가죽필통인데요. 왼쪽 가죽띠를 보시면 흑흑...... 가운데 위쪽이 검게 물든거 보이시죠? 에프피알 만년필에 파란색 잉크 넣어 필통에 끼웠다가...잉크가 새는 바람에 엉망진창이 된 모습이예요. 심지어 저는 집 밖으로 필통을 가지고 나가지도 않았는데 말이죠...다만 필통이 조금 기울어진 채 놓여있었을 뿐인데.... 이런 사태가 발생할 수 있으니 개별 펜파우치에 담아서 가지고 다니시는 게 좋답니다. 의외로 만년필 속 잉크 폭발?로 가방을 버리게 되었다는 후기들이 많아요.

덧붙여, 비젠 브릭2 가죽필통에 라미 사파리가 어떤 식으로 수납되는지 확인하시라고 사진 첨부한 거랍니다.

 

◑ 디자인 ◐

라미 사파리는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인기를 얻은 만년필이예요. 클래식한 만년필 디자인을 선호하는 저에겐 금장에 블랙 조합이 최애이긴 하나, 젊은 층에게는 라미 사파리가 참 예쁜 디자인이라고 후기가 좋더라구요. 사파리를 몇년째 쓰고 있는 저 역시 사파리가 예쁜 만년필이라는 점에 동의합니다. 과하지 않고, 밋밋하지 않으며 잉크창과 라미 로고를 음각으로 표현한 것까지. 디자이너 센스가 돋보이는 펜이예요.

 

 

2019 에디션 로즈는 실버 클립에 유광 바디 / 2022 에디션 크림은 전체가 크림색에 무광 바디예요. 실물로 봤을 때 무광 바디가 훨씬 예쁘게 보이네요. 게다가 클립까지 바디와 동일한 컬러로 출시한 게 신의 한수인 듯 해요. 실물 참 예쁩니다! 세련된 느낌에 차분한 인상까지 다 잡았어요.

◑ 펜촉 ◐

펜촉의 크기는 보통이예요. 닙이 큰 만년필도 왕왕 있고 닙이 크면 필기감에 안정감을 줘서 저는 닙이 큰 만년필을 좋아하는데요. 사파리 정도면 보통 규격이지만 필기할 때 충분히 안정적인 느낌이라고 생각되요. 닙의 디자인은 단순하여 특색은 없어요.

 

◑ 컨버터 ◐

라미 사파리 컨버터는 아이온 제품과 호환되는 동일 모델이예요. 다른 만년필과는 호환되지 않으니 참고하시구요. 컨버터 용량은 보통입니다. <보통>이라고 표현하기 참 애매하나 판매자 사이트에서도 정확한 잉크 충전량을 표기해주지 않네요. 60구 가량 만년필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잉크 충전량이 <보통>이라고 표현한 것이니 참고 정도만 해주세요.

2022 에디션 코지 만년필은 컨버터가 포함되지 않은 구성이네요. 컨버터는 3,900원 가량이라 저렴해요. 어떤 분들은 컨버터를 몇개씩 미리 구매해두곤 하시던데 만년필 1개당 컨버터 1개면 충분합니다. 어지간해서는 고장나지 않아요. 혹시나 컨버터별로 여러 잉크를 충전해 펜에 교체해가며 쓰겠다는 계획(?) 하에 컨버터 여분을 구매하시는 분도 있을 수 있을텐데요. 펜촉까지 내려간 잉크를 씻어내고 다른 색 잉크를 넣어 쓰게 되므로 컨버터는 펜 1구당 1개면 충분합니다. 저는 호환 가능한 만년필이 여러개라도 컨버터는 1개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같은 브랜드 만년필을 몇개씩 꺼내놓고 쓰지는 않게 되더라구요.

 

 

 

 

첫 사용은 카트리지를 끼워 사용했어요. 사진 속 만년필 가운데쪽에 끼워진 종이 중결링(갈색 링)은 제거하고 사용하시는 겁니다. 카트리지는 꾹 눌러 끼우면 쉽게 펜과 결합되요. 딱, 하는 소리까지는 나지 않지만 결합된게 손으로 느껴진답니다.

 

 

◐ 길이와 무게 ◑

만년필 길이는 14.3센티미터 가량이예요. 무게는 17g으로 매우 가벼운 편이죠. 만년필 중에서도 가장 가벼운 편에 속하니 무게에 대한 부담이 있는 분들도 편하게 사용하실 수 있어요.

 

 

 

캡을 빼고 들었을 때의 길이는 13센티미터 정도이고 가벼운워서 오랜 필기에도 지치지 않아요. 오히려 캡 없이 바디만 잡고 쓰면 너무 가벼워서 무게중심이 전혀 잡히지 않는 느낌일 정도예요.

 

 

 

을 뒤에 끼우면 약 17센티미터 정도로 길어지는데요. 이렇게 썼을 때 무게중심이 잡히는 무게감이라 캡을 꼭 뒤에 끼우고 쓰게 되요. 캡을 끼우고 써봐야 17g이라 매우 가벼워서 좀 묵직한 펜을 선호하는 분들께는 필기맛이 안나 정이 안간다는 의견도 있더군요.

 

◐ EF촉의 굵기 ◑

펜촉의 굵기는 사용하는 노트와 잉크 특성에 따라 달라지므로 굵다, 가늘다 라고 구분해 표현하기 모호한데요. 그러나 다른 만년필의 EF촉들과 라미 사파리 EF촉을 같은 노트에 같은 잉크를 넣어 썼을 때 굵기라 치고 표현하자면, 사파리 EF촉은 0.7 젤펜 굵기쯤 되요. 노트에 따라 약간 굵다고 느낄 수 있어요. 종이를 잘 고르면 0.5 젤펜 굵기로 사용하실 수 있는데요, 하단 리뷰를 참고하세요.

 

 

토모에리버 노트 X 라미 사파리 EF촉 X 기본 카트리지

 

 

◐ EF촉의 필기감 ◑

펜촉은 모든 것이 적당한 느낌이예요. 적당히 부드럽고, 적당히 사각거리는 필기감이죠. 물론 종이질에 따라 느낌이 달라져요. 토모에리버는 표면이 매끄러운 코팅지 느낌의 종이인데요. 토모에리버에 쓰면 극강의 부드러운 필감을 살릴 수 있어요.(사파리 EF촉을 여러 종이에 써보고 비교했을 때 기준)

토모에리버에 쓰면 EF촉의 굵기가 일반노트에 썼을 때보다 좀 더 가늘어져요. 0.5정도 되겠구요. 종이를 바꾸면 필기감과 굵기감이 또 달라져요.

 

 

 

글입다 레저버 노트 X 라미 사파리 EF촉 X 기본 카트리지

 

 

 

러프한 표면감을 가진 글입다 레저버 노트에 썼을 때에는 부드러움이 감소하고 사각거림이 극대화되요. 사각사각, 만년필 쓰는 그 특유의 맛이 살아나죠. 토모에리버에 쓰는 부드러운 맛도 좋지만 사파리는 레저버 노트와 궁합이 더 좋다는 느낌이 들어요. 글씨 굵기 차이는 크진 않으나 토모에리버보다 살짝 더 가늘어진 느낌이구요. 0.45 정도 될까요. 드라마틱한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흡수력 있는 일반용지에 쓴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을만큼 가늘어져요.

 

 

 

 

만년필 입문하던 당시에는 사파리 EF촉이 너무 굵게 나온다고 실망했었는데요. 만년필의 특성을 알고 특징이 다른 노트 몇권에 써보며 궁합이 잘 맞는 노트 & 잉크를 찾아내 보니 사파리를 국민 만년필이라고 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트와 잉크 궁합이 중요하다는 점.

라미 사파리를 제대로 쓰고 싶으시다면 종이를 잘 골라 써야 해요. 로디아 패드에서도 아주 부드럽게 필기 되었구요. 가운데 노트는 야자컴퍼니가 수입판매하는 중국산 만년필 노트인데 흡수력이 있는 편이라 다소 굵게 써져요. 토모에리버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사파리 EF촉은 글입다 레저버 노트와 궁합이 가장 좋다고 생각되요.

 

 

 

 

한글은 글자 구조가 복잡한 받침이 많은 문자라 굵은 촉으로 쓰기에는 불편이 따르니 국내 유저에게 펜촉이 구현해주는 굵기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죠. 그래서 라미 사파리는 입문용 만년필로 많이들 추천하시는 것 치고 의외로 불호 후기도 많은 만년필이예요. 굵은 EF촉이라는 점 때문인데요. 종이와의 궁합만 잘 알고 구입한다면 어떤 펜보다도 갓성비 만년필일 수 있어요. (물론 저는 라미 사파리보다 트위스비 에코의 무게감이 더 손에 맞아서 사파리를 거의 꺼내 쓰지 않고 있지만요.)

 


◑ 사파리 총평 ◐

1. 현대적 감성을 가진 세련된 디자인

2. 가장 가벼운 편에 속하는 무게감

3. 0.7 굵기의 EF촉

4. 적당히 사각이고 적당히 부드러우며 잉크 흐름도 유연한 펜

5. 닙마름 현상 거의 없음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