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기와를 잉크로 만들어 넣었네요.
이 잉크는 단품으로는 살 수 없고 10색 세트로만 구입할 수 있는 스페셜에디션이예요. 세트 가격이 무려 120,000원이라 사볼까 말까 좀 망설였는데요. 10색 중 7색 정도는 사두면 쓸모가 있을 것 같았고 나머지 3색은 안 쓸게 뻔했거든요. 하지만 이미 잉덕의 길로 들어선 제게 스페셜에디션으로, 심지어 서울을 주제로 기획생산된 이 잉크는 자려고 누우면 자꾸 눈 앞에 떠오르는 아이템이었어요. 결국 궁금했던 다른 에디션까지 30색 모두 한번에 사들이고 말았죠.
택배로 받자마자 아무것도 안하고 몇날 며칠을 소분하고 컬러차트 만드는데 매진했어요. 색들이 다 너무 예뻐서 어찌나 신나던지요. 스페셜에디션을 세트로만 판매하는 이유를 알겠더군요. 버릴 색 없이 색이 다 예뻐요. 본품으로 사도 후회없을만큼 매력적인 컬러구성이라 하나씩 즐거운 마음으로 쓰고 있답니다. 오늘은 이 중 <청와대> 컬러 상세리뷰입니다.
컬러차트 만들 때 발색라벨 만들어 뚜껑에 붙여두었어요. 이렇게 하면 200종이 넘는 잉크들 중에 오늘 써볼 색을 쉽게 골라낼 수 있거든요. 용기는 플라스틱 병인데요. 30미리 한병당 12,000원이나 하는 잉크인데 플라스틱병은 좀 심했죠? 가격이 오바책정된 감이 들긴 해요.
발색차트 왼쪽은 사진촬영, 오른쪽은 스캔본인데요. 왼쪽이 실제 발색과 거의 같습니다. 오른쪽은 밝은 조명 아래서 보면 저런 톤으로 보여요.
청와대의 지붕을 모티프로 특색있는 블루를 만들어낸거죠. 실제로도 적테가 뜨는데요. 글씨를 쓸 때도 흐름 좋은 굵은 촉 펜으로 쓰면 적테를 육안으로 쉽게 보실 수 있어요.
토모에리버에 썼을 때 컬러인데요. 글씨는 보정하면서 변형되기 쉬워 완전히 같은 색으로 보정하지 못했지만 최대한 비슷하게 톤을 맞췄어요. 가독성 좋은 짙은 블루인데 옐로우가 섞인 따뜻한 블루예요. 거기에 채도 낮은 적테가 생기죠.
필사한 것을 실물 색으로 넣고 싶었는데 보정이 완벽하지 않아 아쉽더군요. 저는 이 잉크로 필사할 때 첫 획에, '완전 취향저격'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마음에 드는 색이라 3개 만년필에 연속해 넣어 쓸 정도였어요.
좀더 백색을 띠는 종이에 썼을 때 색감이예요. 토모에리버에 쓸 때보다 색의 채도가 한층 살아났어요. 이 노트에 쓸 때의 색감이 너무 예뻤어요. 노트는 <페이퍼아이디어> 줄노트이며 중국 제품이예요. 굉장히 매끄럽고 색 표현력이 좋아 요즘 매일 쓰는 노트죠. 추후 노트 카테고리에 리뷰 남길게요.
이건 또 다른 노트에 쓴 색감인데요. 매끄럽지는 않지만 잉크를 탄탄하게 잘 받쳐주는 60g 평량지 노트예요. 이 종이에 쓸 때의 청와대 잉크 색감도 마음에 들었어요.
잉크가 종이에 따라 색감이 다 달라진다면 그 잉크의 색이라는 개념이 무의미하지 않은가 싶지만, 그럼에도 이 잉크가 가진 본연의 색이 특정 노트를 만나 색을 구현해내는 것이니까요. 어쨌든 <청와대> 컬러는 어떤 노트에 쓰든 아쉬움 없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색이었다는 걸 리뷰하고 싶어요. 고상해보이는 블루입니다.
◑ 디아민 _ 서울 / 청와대 ◐
1. 적테가 뜨는 고상한 블루
2. 흐름, 묽기 등은 보통 / 빠르게 마르지 않음
3. 상당히 매력적인 블루이나 가격이 과하게 책정된 느낌
★★★★★★★★☆☆
제조사가 가격 책정을 잘못한 느낌이나 그럼에도 매력적인 블루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싼 느낌이라 별 2개 뺐어요)
디아민 스탠다드에 있는 블루와 또 다른 고상한 분위기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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