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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다드 잉크 리뷰/그린 모음

만년필 잉크 리뷰] 그라폰파버카스텔_딥씨그린

by 필로그램 2022. 9. 24.

 

묽고 번짐이 조금 있는 청록색 잉크

우연히 유튜브를 보다가 발견한 이 잉크는 영상 속에서 참 매혹적인 색으로 보였어요. 숲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먼 바다 물빛처럼 보이기도 했거든요. 그라폰 파버카스텔 잉크 중 제 취향에 더 잘 맞아보이는 색이 있었음에도 굳이 <딥씨그린>을 구입했던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어요. 영상 속 <딥씨그린>이 너무 특별해 보여서. 

 

하지만 영상 편집할 때도 보정이라는걸 거치기 때문에 화면을 통해 저를 매혹시켰던 그 <딥씨그린>은 실물 컬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어요. 기대했던 것만큼 예쁜 청록색이 아닌데다 다른 잉크들보다 묽고 번짐이 있는 잉크였죠. 리뷰 남겨봅니다.

 

 

 

 

75ml 대용량 잉크인데다 가격이 3만원대 제품이라 무턱대고 컬러별로 사모으기는 부담되는 제품이었어요. 하지만 가격대만큼 고급스럽고 아름다운 잉크병을 가졌기 때문에 잉크진열대에 하나쯤 거치해두면 좋을만한 잉크이기도 했죠. 잉크를 다 쓰고 나면 다른 색으로 하나쯤 더 사서 써볼 의향이 있어요. 오로지 아름다운 잉크병 때문에 말이죠. 

 

 

 

 

두꺼운 유리로 만들어진 대용량 잉크라 병 크기도 제법 커요. 어깨 아래로 잉크 컬러가 비춰 보이는데, 보정해서 올리는 관계로 잉크 색과 실제 발색은 차이가 있으니 잉크병 디자인만 참고해주세요.

 

 

 

 

발색 리뷰는 컬러차트로 만든 자료와 필기물 사진 자료를 함께 첨부하는데요. 그림 그리는 데에 사용하시는 분들은 컬러차트의 색상을 참고하시면 되고, 필기하는데 사용하시는 분들은 종이 종류에 따른 필기물 컬러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1. 컬러차트

 

 

왼쪽은 스캔본이고 오른쪽은 사진으로 찍어서 보정한거예요. 따뜻한 그린톤이 섞인 청록색이예요.

제가 가지고 있는 잉크들 가운데 가장 비슷한 컬러들만 골라봤어요.

 

 

 

펜브스 286 유산향만, 디아민 스탠다드 틸 2가지와 거의 같은 색이구요. 색의 진하기는 비슷하지만 셋 중 가장 묽은 게 <딥씨그린>이예요.

 

 

이제 노트에 필기했을 때 색감을 보여드릴건데요. 사진 전체를 보정하면서 실제 색과 조금씩 달라졌지만 어떤 느낌인지 인지하기 쉽게 3종류 노트에 필기한 결과물을 사진 갯수 여유있게 첨부하였습니다.

 

 

 

 

1. 토모에리버 백색 종이에 필기

잉크 흐름이 좋은 FPR 자이루프 플렉스닙 만년필에 넣어 필기했어요. 마르기 전의 잉크는 아주 짙은 청록색으로 보이구요. 블랙에 가까워보여요. 마르면서 소나무숲을 연상하는 청록색으로 변해요. 

 

 

 

 

토모에리버는 어지간한 잉크로 써도 번짐이 발생하지 않는 매끄러운 고급지라 <딥씨그린>으로 써도 번짐은 전혀 없었어요. 

 

 

 

 

잉크의 농도는 묽은 편에 속하구요. 그래서 잉크가 마르는 시간은 약간 느린 편이예요. 만년필 전용지에 사용하실 게 아니라면 번짐이 다소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셔야겠어요.

 

 

 

 

2. 난창 제본노트에 필기

중국의 난창이라는 판매자가 노트로 제본해 판매하는 갓성비 노트인데요. 토모에리버와 매우 흡사한 품질의 종이예요. 차이점이라면 표면이 거친 느낌이라는 점(손으로 만졌을 땐 매끄러운데 필기할 땐 사각임이 돋보이는 종이)이죠. 

 

브랜드가 따로 없는 종이라(지류 네임도 알 수 없어) 제 리뷰에서는 <난창 노트>라고 지칭하도록 할게요.

토모에리버보다는 살짝 더 미색을 띄는 종이예요.

 

<딥씨그린>의 컬러감은 토모에리버와 거의 같아보이네요.

 

 

 

 

묽은 잉크이며 잉크 흐름이 풍부한 플렉스닙에 넣어서 썼음에도 뒷면 비침이 특별히 더 심하지 않아요. 노트가 잉크를 수용하는 능력이 매우 우수한 거죠. 어지간한 잉크로는 뒷면 비침이 '양면 필기에 부담을 줄만큼'이 되지 않아요. 

 

저는 소설 필사나 일기 쓰기 목적으로 만년필을 쓰고 있는데 다 쓴 노트까지 굳이 보관하지는 않아요.(짐이 되니까요) 그래서 노트를 다 쓰고 버려도 아깝지 않은 만년필 전용지를 선호하고, 그렇기때문에 가성비를 따지는 편이예요. 난창 노트는 그런 점에서 만점짜리 노트라 요즘 즐겨 쓰고 있어요. (조만간 별도 리뷰 할게요)

 

 

 

 

난창 노트에 썼을 때 잉크 마르는 속도는 여전히 느린 편이었구요. 잉크 흐름은 매우 좋아요. 품질이 좋아서 흐름이 좋다기보다는, 묽은 잉크라 흐름이 좋은 느낌입니다. 

 

 

 

 

 

3. 페이퍼아이디어스 노트에 필기

중국산 노트 브랜드인데요. 로이텀 노트 컨셉으로 출시되었으며 가격은 직구했을 때 로이텀의 반값 이하입니다. 노트 품질은 매우 우수- 만년필을 잘 받아주는 노트예요. 100g 평량지라 뒷면 비침이 전혀 없으며 백색지라 잉크 발색도 좋은 편이예요.

 

토모에리버보다도 백색이라 이 노트에 썼을 때는 블루 톤이 살짝 더 강하게 보였어요. 

 

 

 

 

<딥씨그린>은 제가 가진 200여종의 잉크 중에서도 가장 묽은 잉크에 속해요. 색이 옅다는 의미가 아니라 잉크 농도 자체가 물이 많이 섞인 것처럼 묽다는 말이죠. 그래서 일반 a4용지에 필기하면 거미줄 현상이 심하게 발생할 정도로 종이를 가려요. 

 

제가 첨부한 필기물은 전부 품질 좋은 만년필 전용지에 쓴 거라 번짐이 보이지 않지만 흡수력이 좋은 종이에는 도저히 쓸 수 없을 정도로 번지는 잉크였어요. 

 

색상이 좀 더 매혹적인 색이었더라면 더 애정하며 썼을텐데, 어찌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청록색 잉크였어요. 이 잉크를 3만원돈 주고 구입해서 유일하게 만족도를 느꼈던 부분은 잉크병 디자인이었어요. 고급스러우며 중후한 멋을 가진 심플한 디자인의 잉크병. 

 

아쉽지만 <딥씨그린> 말고 다른 컬러를 샀다면 만족도가 좀 더 올라갔을지도 모르겠네요. 

 

 

모니터 사양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실물 컬러차트와 가능한 똑같은 톤으로 보정해 첨부합니다.

 

 

◑ 그라폰 파버카스텔 _ 딥씨그린 ◐

1. 딱 봐도 청록색
2. 묽은 잉크 / 마르는 속도 느린 편
3. 번짐이 심한 편임

4. 잉크병 디자인은 매우 고급스러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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